상대가 재산을 빼돌린 것 같을 때 채권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강제집행면탈죄 고소입니다. 그런데 고소는 상대의 형사책임을 묻는 절차이고, 그 결과로 빠져나간 재산이 내 손에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돈을 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민사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 문서는 고소로 얻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먼저 짚고, 채권자가 쓸 수 있는 민사 수단 세 가지를 차례로 정리한 뒤, 무엇부터 할지 정하는 기준을 살펴봅니다.
고소로 얻는 것과 얻지 못하는 것
2026년 10월부터 고소장은 경찰서의 사법경찰관에게 서면이나 말로 냅니다(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 경찰이 수사해 혐의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송치하고,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경찰이 송치하지 않기로 하면 고소인은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사건을 맡았던 경찰관이 속한 관서의 장 앞으로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같은 법 제245조의7 제1항·제3항).
이 과정에서 상대가 처벌받을 수는 있지만, 형사 절차가 상대 명의로 넘어간 재산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지는 않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재산의 흐름이 드러나 민사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있어도, 재산을 되찾는 일은 따로 해야 합니다.
고소를 하기로 했다면 고소장에는 내 채권이 어떻게 생겼는지, 상대가 어떤 재산을 언제 누구에게 넘겼는지, 그 무렵 내가 어떤 조치를 하고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적는 것이 기본입니다. 강제집행면탈죄는 목적과 행위가 함께 설명되어야 하는 죄이므로, 처분 사실 하나만 적기보다 그 앞뒤 사정을 함께 보여 주는 편이 수사기관이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빠져나간 재산을 되돌리는 채권자취소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를 했을 때, 채권자가 그 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른바 사해행위 취소 소송입니다. 형사의 면탈 목적과 달리 여기서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친다는 점을 알았는지가 기준이 되므로, 두 절차의 요건은 겹치는 듯하면서도 같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이나 그 사람에게서 다시 넘겨받은 사람이 당시 그런 사정을 몰랐다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같은 항 단서).
- 소는 취소 원인을 알게 된 날부터 1년, 문제의 법률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5년 안에 내야 합니다(제2항).
-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과는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해 생깁니다(제407조). 소를 낸 채권자가 혼자 먼저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남은 재산을 묶어 두는 가압류
아직 판결을 받지 못했다면 남은 재산이 더 빠져나가지 않게 막는 것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은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가압류를 할 수 있게 하고, 제2항은 조건이 붙었거나 변제기가 오지 않은 채권도 가압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가압류는 판결 전에 재산을 붙잡아 두는 임시 조치이므로, 실제로 돈을 받으려면 그 뒤 소송 등으로 채권을 확정받아 집행까지 이어 가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가압류된 재산을 상대가 처분했을 때의 문제는 가압류 재산 처분을 다룬 문서에서 다룹니다.
재산을 찾는 절차는 한 줄만
판결처럼 집행할 수 있는 근거를 이미 가진 채권자라면, 법원에 채무자의 재산 목록을 내게 해 달라는 재산명시를 신청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61조 제1항), 그 결과가 부족하면 재산조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제74조 제1항). 이 절차의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안내에서 다룹니다.
무엇부터 할지 정하는 기준
세 갈래를 한꺼번에 다 할 필요는 없지만, 순서를 잘못 잡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 시계가 가장 빨리 가는 것: 채권자취소의 1년은 처분 사실을 안 날부터 흐르므로, 등기부를 확인한 날이나 처분 소식을 들은 날을 기록해 두고 그 날짜부터 거꾸로 일정을 잡습니다.
- 아직 남아 있는 것: 상대에게 처분되지 않은 재산이 보이면 가압류로 묶어 두는 것이 우선일 수 있습니다.
- 증거가 모인 정도: 형사 고소는 처분의 경위를 보여 줄 자료가 어느 정도 갖춰졌을 때 설득력이 생깁니다.
강제집행면탈죄 고소와 민사 소송은 목적이 다른 절차이므로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절차에서 주장하는 사실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하나의 기록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해 두면 채권자취소 기간이 멈추나요?
A.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은 별개의 절차여서, 고소를 했다는 이유로 민법이 정한 소 제기 기간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기간 안에 법원에 소를 내야 합니다.
Q. 넘어간 재산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렸다면요?
A. 다시 넘겨받은 사람이 당시 사정을 알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몰랐다면 그 사람을 상대로는 취소를 구할 수 없으므로, 처음 넘겨받은 사람을 상대로 어떤 청구가 가능한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정리
고소는 처벌을, 민사는 재산 회복을 겨냥합니다. 채권자취소의 기간, 남은 재산, 증거의 정도를 기준으로 순서를 정하세요. 다른 질문은 강제집행면탈죄 질문 첫 화면에 모아 두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406조·제407조, 민사집행법 제61조 제1항·제74조 제1항·제276조, 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제245조의7 제1항·제3항,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