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경찰서에서 강제집행면탈죄로 고소가 들어왔으니 출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무엇을 잘못했는지보다 무엇을 들고 가야 하는지가 더 막막합니다. 재산을 처분한 일은 분명히 있는데 그것이 왜 문제인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정리되지 않은 채 조사를 받으면 기억에 기대어 말하다가 앞뒤가 어긋나기 쉽습니다.
이 문서는 출석 전에 고소 내용을 특정하는 방법, 처분 하나마다 남겨 둘 기록, 진술 전에 스스로 점검할 질문, 그리고 수사 뒤의 흐름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먼저 고소장이 문제 삼는 행위를 특정합니다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담당 수사관에게 어떤 사건으로 고소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일정이 맞지 않으면 날짜를 조율해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에는 고소인이 문제 삼는 처분이 무엇인지를 좁혀야 합니다. 어떤 재산을,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넘겼다는 주장인지가 분명해져야 그에 맞는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사실과 실제로 있었던 일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소인은 명의만 넘겼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대금을 받고 판 경우, 고소인은 최근 일로 적었지만 실제로는 훨씬 전부터 진행된 거래인 경우가 있습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을 먼저 표시해 두면 조사에서 무엇을 설명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강제집행면탈죄는 처분 사실 자체보다 그 처분의 목적과 실질이 다퉈지는 경우가 많아, 이 차이를 정리하는 일이 준비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처분 하나마다 남길 기록
처분이 여러 건이라면 건마다 따로 묶어 정리합니다. 한 건에 담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거래 문서 — 매매계약서, 증여계약서, 차용증, 근저당 설정 서류 등
- 돈의 흐름 — 대금을 받은 통장 내역과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보여 주는 자료
- 처분한 이유 — 사업 자금이 필요했다거나 다른 빚을 갚아야 했다는 사정을 보여 주는 기록
- 처분 당시 받은 서류 — 독촉장, 내용증명, 소장, 가압류 결정문 같은 것을 받은 날짜
- 처분 뒤의 사정 — 그 재산을 지금 누가 쓰고 비용을 누가 내는지
특히 실제로 존재하던 빚을 갚으려고 재산을 넘긴 경우라면, 그 빚이 생긴 근거가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이 부분은 실제 채무 변제를 다룬 문서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진술 전에 스스로 점검할 질문
자료를 모았다면 다음 질문에 내 말로 답해 보세요. 조사에서 받게 될 질문도 대개 이 범위 안에 있습니다.
- 고소인의 채권은 실제로 있는가, 금액에 다툼은 없는가
- 처분할 때 고소인이 소송이나 가압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가
- 처분 대가는 실제로 오갔고, 그 돈은 어디로 갔는가
-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과는 어떤 관계이며, 그 사람은 당시 사정을 알았는가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있다면 그 이유도 함께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을 추측으로 채우면 나중에 자료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수사 뒤에는 어떻게 흘러가나
경찰 수사가 끝나면 사법경찰관은 혐의가 있다고 볼 경우 사건을 공소청 검사에게 송치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기록을 보냅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 사건을 넘겨받은 공소청 검사는 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하고, 기록이 부족하다고 보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제197조의2 제1항). 기소된다면 벌금형이 있는 죄인 만큼 약식명령으로 처리될 수도, 정식 재판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경찰이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바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기기는 이릅니다. 고소인에게는 불송치 통지를 받고 3개월이 지나기 전까지 이의신청의 기회가 있고(제245조의7 제1항·제3항), 이의가 들어오면 사건은 공소청 검사에게 송치됩니다. 그러니 불송치 결과를 받은 뒤에도 조사 때 낸 자료와 진술 요지는 한동안 그대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지 정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고소 취소나 변제로 사건이 끝나나요
강제집행면탈죄를 정한 형법 제327조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문구가 없습니다. 친족 사이의 고소 특례를 정한 제328조 제1항도 권리행사방해(제323조)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래서 채권자와 합의해 고소가 취소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절차가 끝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변제나 합의는 수사기관의 처분과 법원의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참작될 사정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더라도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의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산을 넘겨받은 가족도 함께 연락을 받았다면 어떻게 하나요?
A. 가족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위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각자 기억하는 사실을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을 맞추려 하기보다 거래 당시의 기록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Q. 민사 소송도 함께 걸려 있으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A. 형사 조사에서 한 설명과 민사 재판에서 하는 주장이 서로 다르면 양쪽 모두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하나의 시간표를 만들어 두고 두 절차에서 함께 쓰세요.
정리
고소를 당했다면 문제 삼는 처분을 특정하고, 건마다 거래 문서와 돈의 흐름, 처분 이유를 모은 뒤 진술을 준비하세요. 채권자 쪽 시각이 궁금하다면 강제집행면탈죄 안내 홈의 다른 질문도 함께 읽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23조·제327조·제328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제1항·제245조의5 제1항·제245조의7 제1항·제3항·제453조 제1항,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